비추세 시장에 대한 솔직한 소고

오늘은 모처럼 극장을 찾았습니다. 과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를 주제로한 소설을 원작으로한 영화가 개봉하였기에 부랴부랴 평일 스케쥴과는 달리 움직여 보았습니다.

영화의 시작 첫 버리에서 밝힌것과 같이 ‘True Story’에 기반하였기에 다큐와 논픽션이 적절히 조화롭게 나아가는 분위기입니다. 중간 중간 카메라맨과의 인터뷰도 눈에 근래 영화 중에서는 참신한 편집 기법이기도 하였습니다.

그럭저럭 재미있게 보았습니다. 아마도 금융 시장에 대한 이해 혹은 관심도가 떨어지는 분들에게는 지루하기 짝이 없을 만큼의 괴상한 영화일지 모르겠지만 저는 즐겁게 보았습니다. 역시나 주식쟁이인가봅니다.

영화의 제목은 ‘Big Short’입니다. 아마 국내에서 크게 흥행하기 힘들듯하니 그저 제목을 밝히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 영화의 이야기를 왜? 꺼냈는가? 글쎄요. 이유는 간단합니다. ‘이기적 탐욕’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이 처음 금융 시장에 소개 되었을때 수 많은 월가의 금융인 더 나아가 전세계 금융 강국내의 현직 트레이더들에게는 그저 돈을 퍼다 담는 엘도라도의 황금과 같았습니다. 채권 시장은 견고하고 안정적이며 파생 상품으로의 리스크는 현저히 낮았습니다. 하지만 부동산이라는 특성때문에 채무자들은 절대적 이행 약속을 수십년간 어기지 않습니다.

그랬던 상품의 시장의 팽창 속도가 현저히 느려짐과 동시에 탐욕에 가득찬 새로운 참여인이 늘어나면서 그들만을 위한 또 다른 상품을 만들게 됩니다. CDO(부채담보부증권) 이 것은 신의 한 수라고 평가 받을 정도로 전세계 금융 시장에 눈먼 돈을 쓸어 담게 만들어주는 기술이었습니다. 역시 이것도 포화 상태에 접어들며 CDO of CDO가 발행됩니다. 이때부터는 실제 모기지 시장 규모를 초과하는 채무 관계가 만들어지며 어느 누구 하나가 백기 들고 나서면 자연스레 참여자들이 파산해버리는 시스템으로 접어 들게 됩니다.

문제는 단순 금융 시장이 아닌 소위 인간의 뉴런 신경망처럼 셀 수 없을 만큼의 네트웍이 형성 됩니다.

“내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 구분이 안되는 상황”

물론, 대다수가 선량한 소시민들이었고 그들은 피해자였습니다. 소수는 축배를 들었지만 그외 모든 이들은 파산을 했습니다. 그리고 단 1명의 피해 사실을 은닉한 죄로 징역을 갔을뿐 관계 고위 임원들은 출장길의 교통 수단으로 헬기와 초호화 전용기를 사용하였습니다. 원칙대로 보너스도 파격적으로 지급하였습니다. 해당 건에 대한 리스크 회피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치 않았습니다.

주식 시장도 이와 마찬가지입니다.

거래 시장을 만들어 놓고 구성 인원이 어떠한 포지션을 잡든 상관 없이 일관된 주장을 외치는 곳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얼마전 친구 녀석은 중국 펀드에서 재미를 보고나서 직접 투자에 나섰다가 된통 큰 피해를 수습도 못하고 망연자실하고 있습니다. 유럽 펀드는 이미 망가진지 오래입니다.

피해자라고 명하기에는 어울리지 않지만 피같은 돈을 잃은 자들의 금액이 1,000만원이라 가정한다면 해당 상품(의견)을 판매한 이들은 그의 5% 내외의 수익을 자신의 몫으로 챙기게 됩니다. 자신의 생각과 다른 방향성에 따른 현 포지션의 손실 규모 증가가 발생하더라도 의견을 바꾸지 않습니다. 현재 팩트를 인정하면 과거 판매 상품의 환매 사태가 쓰나미처럼 밀릴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들의 피해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그저 내 몫의 보너스(이익)만 챙기면 됩니다.

참으로 이기적인 탐욕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이러한 시장은 지속 될 것입니다.

내가 가야 할 길이 명확하다 할지라도 그것이 정답이 아니라고 할 것입니다. 누구보다 빠른 시간내에 안정적인 고소득을 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잠시 주춤하는 시장에서 잠잠하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시장에 쏟아 질 것입니다.

어쩌면 우리 개인 투자자들이 두려워 해야 할 것은 상생이 아닌 냉소적인 탐욕으로 전체 손실 규모를 감안하지 않은채 자신의 배만 채우는 시스템을 회피하는 것이 결정적 위험 관리가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시장은 늘 서로의 돈을 빼앗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입니다. 실제 금융 시장은 돈을 찍어내지는 않기에 참여자들간 서로의 돈을 먹고 먹히며 주거니 받거니 규모를 팽창 시키기에 더욱더 그러 할 것입니다.

계좌 관리도 중요하고 손절도 중요하지만 시장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파악해야 합니다.

손실 포지션의 손익 증감은 무시하고 바스켓 에러가 났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합리화하고 현재 시장 움직임과 상방된 긍정적 관점을 유지하는 것에 어떤 문제가 있는지? 어떠한 일이 발생할지에 대해서 경각심을 갖고 고민을 해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기적 탐욕.

피 흘리는 이가 생사를 넘나든다 할지라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자신의 배만 채우려는 자본주의의 본질적 구조를 다시금 확인한 밤입니다.

궁시렁 궁시렁 불필요한 이야기만 늘어 놓은것 같아 송구합니다.

아무쪼록 저점과 고점을 함부로 예단치 말며 개인 투매 발생 전까지는 시장을 의심하고 의심하며 어느 누구의 의견 일지라도 검토하고 고민하고 자신의 원칙과 부합하는지 등의 절차를 꼭 거치시길 바랍니다. 또한 반등에 환호하지 말며 단기 매매는 늘 말씀 드렸듯이 손절매 자신 없으면 절대 하지 마시길… 평정심을 갖고 시장을 보시길… 거듭 부탁 드립니다.

여러분의 건투를 빕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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