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브가 취미입니다. 어디 먼 곳을 다녀오기보다는 가까운 곳이라도 여유 있게 바람 쐬는 것을 좋아합니다. 전국 팔도를 주말마다 다니는 것은 주식을 하는 사람으로 할 일이 없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때로는 들뜨는 마음을.. 때로는 가라앉는 마음을 잊기 위해 다스리기 위해 이곳저곳을 다닙니다.
자연스레 국도로 다니다 보면 도롯가에 놓여 있는 죽은 야생 동물의 사체를 자주 보게 됩니다. 흔히 차에 치여 죽은 비운의 동물들이겠지요.
한번, 두 번 다닌 길의 사체가 잔인하게 짓이겨지고 흩어지며 어느 날 비가 내리고 눈이 내리면서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됩니다. 물론, 그 전에 처리반에서 거둬 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못했을 때에는 자연스레 사라지게 됩니다. 잔인하지만 점차 흩어져 버리는 일부분이 다른 것들의 먹이가 되기도 하며 자연 일부가 되기도 합니다.
우리 사람들은 대게의 경우 그것들을 주워 오거나 먹이로 삼지 않습니다. 혐오스러운 그 모습마저도 익숙해져 아무런 감정조차도 들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되려 살아 있는 동물을 마주하여 사고가 발생하거나 직전의 공포감과 후회가 되레 더 무서울 정도입니다.
거래를 하는 입장에서 어쩌면 시장에서 수없이 쌓이는 죽어버린 고라니와 같은 종목들을 붙잡고 울며불며 처참한 마음으로 거래에 임하는 분들이 계시지 않은가 싶습니다.
저 역시도 조심하고 또 조심합니다.
내가 지금 바라보고 거래하려는 종목이 도로에 내팽개처버린 야생 동물의 사체와 같은 녀석은 아닐까? 맞는다면, 이와 같은 종목을 내가 무슨 이유로 붙잡고 있을까? 결과는 뻔할 테인데..
이미 부패가 시작된 동물의 사체를 뜯어 먹는 이는 없겠지요. 살아 있는 녀석. 이곳저곳 쉴새 없이 뛰어다니며 먹이 활동을 하는 것들을 사냥감으로 삼아야겠지요.
포수가 이미 죽어버린 사냥감에 화살을 쏜다 한들 사냥에 성공한 것은 아니겠지요?
지금 생각해봐야 할 것은 내가 지금 죽은 종목을 붙잡고 있는 것은 아닌가. 적어도 현물을 거래하는 이상 당연한 추세를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해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