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힘좋고 체격 좋은 싸움 잘하는 친구는 다른 친구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었지만 저에게는 그저 착한 친구들 중 한놈일 뿐이었습니다. 그랬던거죠. 왜인지는 모르지만… 괴롭힘을 당하지도 않았고 남을 괴롭히지도 않는 그저… 평범한 기억 밖에 나질 않는 그 당시 저에게는 다행스럽게도 착하고 한주먹 하는 친구녀석들이 주변에 있었죠. 그러나 불행하게도 다른 친구들에게는 두렵고 상대하기 싫은 질 나쁜 친구….. 실상은 그렇지 않은데….
시장도 그러하지 않나 싶습니다. 어떤 변수에 의해 시장 상황이 악화된다든지 혹은 내가 매매하는 포지션이 현재 손실을 기록 중이라던지…. 즉, 트레이더의 이성적 판단과 시장 흐름이 역행하는 경우. 시장은 그저 두렵고 공포스러움 그 자체이죠. (이 단계에서 시장을 탓하고 자기 자신을 합리화하는 얼간이들은 시장에 잠시라도 머무를 자격이 없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반대로 시장 흐름이 자신의 시나리오와 동행하고 수익 또한 기록 중이라면 시장은 정말 착하고 이상형과 다를바 없는 미녀 혹은 미남으로 기억 될테지요… 사람 마음이란게 참 간사하죠…?
여기서 한가지 트레이더의 맹점을 발견하셨나요? 즉, 외부 변수에 의해 감정적 동요를 일으키는 것이 인간이라는 것. 어쩔 수 없겠죠. 본성 자체가 변하지 않고 역행 또한 그리 쉬운일이 아니니 말입니다.
여기서… 한가지 더 이야기를 하자면, 자신의 포지션이 시장 상황과 역행하였을때 시장 자체를 ‘적’으로 간주한 사람이라면 상당히 두렵고 공포스러움과 함께 다른 한쪽에서는 시장 흐름이 반드시 자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돌아올것이라 믿고 또 합리화하며.. 심지어는 간절한 기도(?) 까지 합니다. 과연 옳은 행동인가요? 아니겠지요? 하지만, 이런 코믹한 상황이 시장의 플랑크톤이라고 일컬어지는 개인 트레이더들에게는 아주~~~! 자주 발생하는 사건 중에 하나라는게 참으로 아쉬울 따름이네요.
앞서.. 시장을 특정 상대로 지칭하여 이야기하였습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시장을 적군 혹은 아군으로 간주하고 싸움닭 마인드로 시장을 바라보는 분들에게 그것이 과연 옳은가에 대한 질문을 하기 위함이었습니다.
시장과 싸워봤자. 절대로 자신(개인)의 능력으로는 이길 수 없음을 역사가 증명하고 또한 자신의 과거가 무능력함을 입증하는 상황에서 자신도 모르게 시장을 적대시하고 싸움 상대로 간주하는 아이러니컬한 상황.
시장은 싸움 상대가 아니라… 그저 혼돈으로 가득찬 미지의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그 안에서 자신만은 정신 똑바로 차리고 최소한의 리스크를 감당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조금씩 조금씩 기회를 살피며 생존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렇지 않고… 그저 수익나면 실력, 능력이라면 자만하고 기만하고 오만하기까지한 그런 사람. 결코 오래 가지 못하겠지요? 손실나면… 온몸이 뻐근하고 심장이 벌컥거리면서도 구차하게 기도(?)하며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으로 돌아오기만을 무기력하게 모니터를 바라보며 기도하는 트레이더. 이 또한 그리 오래 가지 못하겠지요?
진부하지만.. 모두가 아시겠지만… 시장은 그저 갈길을 갈뿐. 자기 곁에 누가 함께하는지는 도통 관심이 없습니다. 그러니… 적으로도.. 아군으로도.. 단정짓지 마시길… 그냥…. 비슷한 생각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참여하는 빼앗고 뺏기는 그런 공간에 머문다고 생각하시길…. 이 생각이 옳은지는 모르겠으나.. 아직까지 이 생각 이상의 다른 마인드는 갖추질 못한걸 보니.. 제 능력이 아직은 여기까지인가 봅니다.
모두들… 자기관리에 심혈을 기울이시면서 시장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에 몰두하는 시간 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