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적 국면에서 주가는 궁극적으로 펀더멘탈에 회귀한다고들 한다. 나 역시도 그러한 점에 대해서 일정분 공감은 하지만 단기적 또는 중기적으로 주가에 미치는 주된 변수로서 인정받기는 매우 어렵다. 결국 직접적 영향을 미치는 변수는 결국 수급이다.
증시 격언 중 “수급은 모든 재료에 우선한다.”는 말이 있다. 수급이란 수요와 공급에 따른 에너지. 즉 ‘거래량’을 의미하며 거래량 중에서도 바로 매수세를 일컫는 말이다. 일반적으로 바닥권에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이 좋고, 상투권에서 거래량이 늘어나는 것을 나쁘다고 알고 있다.
그 이유는 거래량이 곧 매수세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왜 거래량이 매수세를 의미할까? 거래량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파는 사람도 많다는 것인데 그러면 그만큼 매도세도 강한 것이 아닌가? 고점이라도 매도할 사람이 없으면 주가 하락은 없을텐데 왜? 매수세만을 강조하는 것일까?
주식은 언제나 현금화가 가능하다. 환금성이 뛰어난 대표적인 투자 상품인데 주식을 소유한 투자자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누군가에게 매도해야만 현금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즉, 수익 실현을 위해서는 주식 매도를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매수가 발생해야 하는 것이다.
즉, 누군가 수익을 보고 매도로 나섰지만 그 보다 많은 사람이 주가가 최근 상승하였다고 할지라도 보다 높은 가격에 팔 수 있다고 믿는 매수세가 등장해야하는 것이며 이는 결국 거래량의 증가세로 나타나는 것입니다. 여기서 종종 발생하는 오해는 거래량이 없는 상태는 매도할 사람이 없다고 여기는 것인데 그것이 아니라 매수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그러한 이유로 상승 초입에 거래량의 증가는 필연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상투권에서 거래량의 증가는 매수세가 높은 것으로 이해를 해야 하는가? 여기서는 그렇지 않다. 자신이 보유한 주식을 똑같이 가지고 있는 매수한 사람이 현재 매우 많은 상태라면 고점에서 매수 유입량이 떨어지게 되는데 이 때 수익이 난 투자가들은 조금 낮은 가격이라도 매도하게 되며 고점에서 매수한 이들은 손절매를 덩달아 낮은 가격에 매도에 동참하게 되며 결국 상승 시기와는 다르게 낮은 가격이라도 매수할 사람이 나타나면 그 가격에라도 매도하고자 하는 심리가 커지게 되면서 거래량이 증가하는 것이고 이로 인하여 매물벽이 두터워지며 이는 통상적으로 고점에서 이전 거래량을 상회하는 거래량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하락 추세가 지속되는 것으로 접근 할 수 있다.
즉, 주가 상승기에 거래량의 증가와 상투권에서의 거래량 증가가 겉으로는 같아 보이지만 속으로는 다르다는 것을 이해를 해야 한다. 주식을 매수할 사람이 많아야 서로 경쟁이 붙어 너도 나도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야만 주가는 올라가는 것이다. 낮은 가격에 주식을 산다고 주가가 오르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높은 가격에 주식을 매수해 주어야 주가가 오르는 것이다. 즉, 거래량의 증가는 매수세를 의미하지만 매수세의 질이 고가에 사려는 매수세이냐 아니면 저가에 사려는 매수세이냐에 따라 주가가 오르느냐 내리느냐가 결정되어지는 것이다.